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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끔은 :: 2008/05/23 16:42

나도 가끔은 깡마르고 까칠한 여자이고 싶다.

어깨뼈가 드러나도록 흘러내린 옷가지들.
지금 나에게는 숨쉴틈없이 꼭 끼겠지 싶은 그것들이,
몸에 걸쳐져 남은 공간 만큼 내 삶이 여유로워 보일 수 있게.
그렇게 한번쯤 말라보고 싶다. 그렇게 한번쯤 살아보고 싶다.

살아가는데 힘든 이유 하나 없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세상에서 내가 제일 힘들고,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행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 보다 더 큰 고통들을 안고 살아가는 이도 많다는걸 모두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현실이 피하고만 싶은 욕구는,
가끔 내가 누리지 못하고 소소히 꿈꾸며 남몰래 키워왔던 - 나에게 있어 원대한 꿈들을,
어떤이는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매일 즐기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때마다 커지고 만다.
부딪혀보자고 용기내며 준비하던 용기들이 사라지고 만다.

블로그를 하면 가끔 그런 사실에 허무해진다.

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살고 있는데,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가 되어버린 순간이 - 타인이 아닌 내가 되어야 할때가 있다.
아 정말 그렇게 살고 싶었다. 정말.
저 깡마른 여자의 흘러내린 티셔츠의 여유처럼,
찍힌 사진마다 튀어나온 늑골뼈의 까탈스러움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고. 어려서부터 꿈꿔왔다. 지금도 매일 꿈을 꾼다.

이러한 스스로의 굴레를 벗어나는 방법을 잘 모르겠다.

아마 내일도, 내일모레도, 아마도 당분간은 계속 그럴것 같다.
그저 돈을 벌고, 화목하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 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것 말고,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전까지는 말이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나는 아름답다'고 해서 얻는
자기 최면 같은 단순한 만족이 아니라.

어찌 되었건 그녀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나는 미쳐 한발짝 들여놓았다가 그 열기에 데여서 흠칫 놀랐던 곳에서도 그렇고,
그 곳을 벗어난 다른 곳에서도 그녀의 치맛자락은 아름답게 휘날린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외쳐댄다.

마음속에서.

저 여인처럼, 깡 마르고, 까탈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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