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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뜬 그리움 :: 2008/05/28 17:52

간혹 몇번이라도 나에게서 뼈에 사무치도록 따끔한 애정 충고를 들었다면
아마도 그건 내 이야기였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다.

막연히- 시작도 전에 두려운 마음에 움츠려들었던 모양새들은,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때마다 그 형체를 하나씩 드러내고,
나는 또 그때마다 새롭게 깨달음을 얻고 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분명 그때 누군가에게 지금 나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따위를 늘어놓았던 것 같다.

원래 사람의 욕심이란게 끝도 없는데, 나란 사람은 그 욕심에 욕심을 더하여,
남들이 보면 흉칙할 정도로까지 알게 모르게 상대방을 압박하고 있다. 김남일처럼. 전투적으로다가.
그러다가 오늘 생각이 났는데, 지금의 내 행동거지들이 그녀에게도 있었다.
그래서 내가 한마디 했지. '여자가 그러면 남자가 좀 질려. 나같으면 너한테 좀 질렸겠는데 뭐'라고.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그게 얼마나 존심상하고 걱정대는 일인지 생각치 않았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뭉클 들었다 - 허나 반대로 또 틀린말이 아닌게, 중요하기도 하다.

연애 안해본것도 아니고, 이별 안해본것도 아니면서,
늘 몇일을 지내다 보면 별안간 고개를 바짝 쳐드는 불안감과 의구심에 어쩔줄 몰라한다.
이제는 믿어도 되겠지-라는 안도감이 언제쯤 찾아오려나,
방안에서 뱅뱅 돌지 않고 손톱만 물어뜯지 않았지. 좌불안석이 따로 없다.

회사에서 나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간부터 집앞에 도착해서 문을 여는 시간까지,
나는 그 한시간 남짓이 그렇게 쓸쓸하고 우울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누군가와 재잘거리며 전화통화를 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몇개의 문자를 보내고 받다가 곧 우울해지기가 일쑤다.
그러다가 슬픈 음악이 이어폰에서 흘러 나온다 치면, 그 정도는 하늘을 치고도 남는다.
심지어 코끝이 아릿해지면서, 눈물까지 나올때도 있다.

그 기분이 뭔지에 대해서 생각해본적도 없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슬프고 우울하긴 한데, 그냥 그 시간을 나름 즐기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퇴근길을 걸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그저 우연히, 누군가에게 얘기를 꺼냈는데,
돌아온 대답이란게- '내가 보고싶은거 아닌가?' 였다.

어이가 없기도 하고, 그런 유치하고 장난스러운 대답에 실망하기도 하고 해서,
그만 일하라고 퉁명스럽게 전화를 끊고 보니, 불어오는 바람에 또 어느틈에 센치해진 내가 서있다.
그래서 가만돌이켜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그런가... 정말 보고싶어서 그런가... 라고.

생각나진 않지만 - 아마 과거 누군가도 그렇게 말했지도 모를일이다.
그럴때마다 머릿속에선 그렇게 대답했겠지 - '응'이라고 대답하면 지는거다 라고.
늘 나보다 상대방의 마음이 더 크길 원했고, 더 많이 사랑해주길 바랬고,
더 많이, 더 많이, 더 많이,,, 나보다. 적어도 나보단,

뼈아픈 충고를 내던졌었던것 같다 - 지금 나같은 생각들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들의 고민을 다 털어놓기도 전에, 이미 ㄷ ㅏ 알고 있는 듯이.
'사랑이 무슨 시합이야?' '진실하지 않으면 진실한 사람을 만나지 못해'
'헤어질땐 헤어지더라도 지금은 열심히 사랑해야지' 라고.. 말이다.

그보다 내가 더 그를 사랑하는 일이 어려웠고, 그런 마음을 표현하는데 서툴렀고,
표현하고 난 후에 벌어질 일들을 두려워했고, 그래서 결국 이별했는데도,
아직 스스로에게 그 속박을 풀어주지 못했나보다.

집으로 가는 짧은 길에 쏟아져 내린다.
마음이 허공에 떠서 '보고싶다'고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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